드라마 ‘기생수 : 더 그레이’는 일본의 기존 기생수 시리즈를 본편으로 제작된 스핀 오프 드라마입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6부작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영화 ‘부산행’,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드라마 ‘지옥’ 등의 화제작을 제작한 감독 연상호가 맡아서 제작한 작품인 만큼, 공개 이후 첫날부터 월드랭킹 1위를 차지했습니다. 넷플릭스 공식 주간 순위에서 TV 부문 영어, 비영어 종합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해당 기록은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중 드라마 ‘더 글로리’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종합 1위입니다.
줄거리
어느 날을 기점으로, 지구에는 수많은 미지의 기생생물들이 지상으로 착륙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 등의 다양한 국가로 착륙한 기생생물들은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몸을 차지하여 인류를 지배하라는 것입니다. 지상에 착륙한 기생생물들은 인간의 몸을 뚫고 들어가 뇌를 차지하고, 머리가 갈라지며 촉수를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기생수’로 변화합니다.
한국에서는 EDM 페스티벌 현장에서 처음으로 기생수 사건이 발생합니다. 페스티벌 도중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있던 한 남성에게 기생생물이 들어가고, 곧 기생수로 변한 괴생명체는 페스티벌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해칩니다. 이 사건은 대중들에게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으로 덮어씌워지며 알려지지 않습니다.
주인공 ‘수인’역시 기생생물의 습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마트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수인은 퇴근길에 한 괴한의 습격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 괴한은 기생생물이 아닌 사람으로, 당일 낮에 마트에서 시비가 붙었던 정신이상자였습니다. 괴한의 칼에 찔린 수인은 죽기 직전 쓰러지고, 정신을 차리자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습니다. 수인이 쓰러진 당시 우연히 수인을 발견하고 몸을 차지하려 했던 기생수가 수인의 몸이 죽기 직전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수인의 몸을 살려놓은 것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워하던 수인의 앞에 ‘설강우’라는 인물이 나타납니다. 강우는 기생수가 되어버린 누나와, 그런 기생수에 의해 동생을 잃었습니다. 동생의 행방을 찾던 도중 강우는 우연히 수인을 만나게 되었고, 기생수 ‘하이디’와 공존하고 있는 수인의 상태를 파악하게 됩니다. 수인에게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하이디에 의해 강우는 수인을 도와 그녀의 신변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한편 정부에서는 기생수에 대응하기 위한 ‘그레이 팀’이 꾸려진 상태였고, 수인과 강우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그들의 안위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인과 강우는 기생수 하이디의 도움을 받아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시작합니다.
괜찮은 퀄리티의 드라마인가 개연성이 없는 드라마인가
기생수 : 더 그레이는 공개 이후로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평가에 더불어 부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는 이 드라마는 관객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긍정적 평가>
기생수 : 더 그레이의 긍정적인 평가는 설정, 액션, 연기, 분량 모든 부분이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작과 크게 충돌하는 설정도 없고, 화려한 액션신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극단적으로 튀거나 하는 일 없이 준수했고, 원작의 스핀 오프로서 6부작으로 마무리된 것 또한 적절한 분량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무엇보다도 원작의 스핀 오프인 만큼, 원작을 모르는 상태로 봐도 무방하며 해당 작품을 다 본 후에 원작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에도 좋기 때문에 성공한 작품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부정적 평가>
기생수 : 더 그레이의 부정적인 평가는 극 중 기생생물들의 감정선에 개연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수인과 공생하게 되는 기생수 하이디는 수인과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수인과 감정적인 교류를 하고, 주인공 일행에게 정이 드는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원작에서도 공생하는 인간과 기생수 사이에 감정적 교류를 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는 충분한 시간과 그럴만한 사건을 통해 개연성을 부여하기에 납득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강우의 누나로 변한 기생수 ‘설경희’역시 본체의 인간과는 교류를 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마지막에서 강우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등 갑작스러운 기생생물들의 인간적인 감정이 드러납니다. 이는 6부작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감정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가가 갈리고 있지만, 해당 드라마는 원작자 이와아키 히토시의 호평을 받은 만큼 기생수라는 작품을 색다르게 접하기에 좋은 드라마입니다. 기생수를 모르는 사람들도 보고 기생수라는 원작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단순 액션을 즐기기 위해 가볍게 보기에도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기존 원작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수많은 작품들에 비해, 기생수 : 더 그레이는 성공적으로 각색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