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겟 아웃’은 2017년에 개봉한 조던 필 감독의 공포 스릴러 영화입니다. 흑인 남자친구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놀러 간 상황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흑인과 백인 간의 인종차별에 대한 주제를 드러냅니다.
줄거리
주인공 ‘크리스 워싱턴’은 촉망받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여자친구 ’로즈 아미티지’와 몇 년간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로즈의 부모님에게 초대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크리스는 부모님을 만나 뵙는 것은 좋지만 본인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부모님이 실망하실까 봐 걱정을 했지만, 로즈는 그럴 일이 없다며 크리스를 안심시킵니다.
로즈와 함께 부모님의 집으로 간 크리스는 부모인 딘과 미시의 환대를 받습니다. 그들의 집은 숲 속에 있는 저택으로, 여러 명의 사용인을 두었을 만큼 큰 규모의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택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이 모두 흑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크리스는 내심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딘과 미시는 오래전부터 대대로 일해오던 사람들이라 약간 이상해 보일 수는 있지만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합니다.
로즈의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로즈의 엄마인 미시가 최면술사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크리스의 흡연에 관련해서 최면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로즈의 남동생인 제러미까지 저택에 도착하며 로즈 가족과 크리스는 저녁식사를 즐깁니다.
저녁식사까지 모두 끝나고 새벽이 되자, 잠이 안 왔던 크리스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마당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저택 고용인들의 이상한 행동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에 섬뜩함을 느낀 크리스는 집 안으로 들어오다 미시를 마주칩니다. 미시는 차를 마시던 중이었다며 크리스에게 앉기를 권했고, 크리스에게 최면을 걸어 그의 과거를 꿰뚫어 봅니다.
로즈의 최면에 의해 악몽을 꾸던 크리스는 아침에 깨어나며 최면에 대한 기억을 잃게 됩니다. 석연찮은 마음으로 저택을 돌아다니던 중, 로즈 일가의 저택에서 파티가 열리고 손님들이 저택으로 들어옵니다. 방문한 손님들은 모두 백인으로, 크리스를 보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크리스와 로즈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백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흑인인 ‘로건 킹’을 발견한 크리스는 반가운 마음에 그에게 말을 걸지만, 로건은 어색한 모습으로 반응했습니다. 로건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크리스는 곧 로건의 얼굴이 어디선가 본 것처럼 낯이 익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덧 파티는 저녁까지 진행되고, 불편한 마음으로 계속되는 파티에 있던 크리스는 파티 장소에 있는 흑인들이 다들 어딘가 어색하고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위화감과 함께 파티는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겟 아웃’의 다양한 복선과 암시
영화에는 다양한 복선과 암시를 위한 시각적, 상황적인 장치들이 숨어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몇 가지 가설들은 감독이 직접 인정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크리스가 찍는 흑백사진들과 영화 초반의 면도 장면
작중 크리스는 사진작가로 나옵니다. 그가 촬영하는 모든 사진은 흑백사진으로 영화의 주제인 백인과 흑인 간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암시합니다. 또한 영화 초반의 면도 장면을 길게 보여주면서 검은 크리스의 피부와 흰색 면도크림의 시각적인 대비를 강조합니다.
[ 차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는 사슴 ]
크리스와 로즈가 부모님의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튀어나온 사슴을 차로 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사슴은 사망하고, 사슴의 사체는 앞으로 크리스가 맞이하게 될 비극적인 사건을 암시합니다.
또한 로즈의 아버지인 딘은 사슴을 쳤다는 말을 듣자 사슴은 죽어 마땅하다는 말을 합니다. 여기서 ‘사슴’이라는 뜻의 단어 ‘buck’을 사용하는데, 과거 백인들에게 복종하지 않는 흑인들을 가리켜 ‘black buck’이라고 불렀던 점을 차용한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딘의 흑인 차별적인 성향이 드러납니다.
[ 흑과 백을 나누는 빨강과 파랑 ]
파티에 참석한 백인들이나 로즈의 가족들은 붉은빛을 띠는 옷이나 장신구를 주로 착용합니다. 그러나 크리스 등의 흑인 등장인물들은 파란색 옷을 입거나 장신구를 착용합니다. 여기서 흑인과 백인을 나누는 것처럼 백인을 상징하는 색은 붉은색, 흑인을 상징하는 색은 푸른색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극 중 등장인물인 ‘로건’이 플래시를 받고 잠깐 정신을 차릴 때 붉은색의 코피를 흘립니다. 이는 백인의 자아를 상징하는 붉은색이 몸에서 빠져나가면서 본래의 자신을 찾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영화 ‘겟 아웃’은 공포영화 중에서도 사회비판적인 주제를 잘 살린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1억 2400만 달러의 수익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단순히 오락용 공포영화가 아닌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공포영화가 보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