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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리뷰 ]_재난을 마주하는 두 사람의 여정

by 예로1995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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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은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 등의 히트작을 제작한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2022년 장편 애니메이션 신작입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인 스즈메와 소타가 일본에 닥친 재난을 막기 위해 전국을 모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주인공인 스즈메는 일본 규슈의 한 시골마을에서 이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평소와 같이 학교에 가는 길에 스즈메는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문'을 찾고 있다며 스즈메에게 문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하고 떠나는데, 왠지 모를 느낌에 그를 쫓아가던 스즈메는 산속에서 문을 발견합니다.
그가 찾던 '문'은 재난을 봉인하는 문으로, 마을에 재난이 닥쳐올 위기에 처하지만 소타의 도움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가문 대대로 일본 곳곳에 있는 문을 지키며 살아오던 소타는 문을 닫기 위한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사히 문을 닫았지만, 문 안에서 나타난 고양이 '다이진'이 소타를 의자로 만들어버리고 도망치는 바람에 소타는 혼자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됩니다.
소타를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한 스즈메는 이모에게 여행을 떠나겠다는 폭탄발언을 던진 뒤, 간사이, 시코쿠, 간토 등의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재난에 대한 아픔, 그리고 극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스즈메와 소타는 영화에서 일본 내의 여러 지역들을 순차적으로 이동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배경지역들의 공통점은 전부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난 재해지역이라는 것입니다.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등의 지역들은 1923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각 재해별로 규모는 다양하지만 수많은 거주민들이 터전을 잃고 부상, 사망에 이르는 등의 결과를 통해 범국민적으로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자칫 일본 국민들의 상처를 건드리는 일이 될 수 있는 주제 선정이었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마냥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재난의 아픔이 있지만 아직 서로 간의 정이 남아있는 국민들의 모습을 활기차고 따듯하게 담아냈기 때문에, 재난을 겪어낸 국민들이 어떻게 회복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건드리는 일이 될까 걱정되지만, 실향의 아픔을 젊은 세대에게도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재난의 아픔이 담겨있으면서도 이를 너무 우울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감독이 의도한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흥행의 성공

영화시장 특성상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은 세계적으로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입니다. 수출시장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3억 달러로 흥행 2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이 5억으로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3억 달러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일본 내수시장에서의 성적을 2배 이상 웃도는 성과입니다. 
게다가 국내외를 합친 것이 아닌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만을 본다면 흥행 1위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도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를 통해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일본 국내에서 보다도 해외에서 더욱 흥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한국/미국이 아닌 제3 국의 영화로써는 최초로 500만 관객 동원, 역대 흥행 100위권 안 진입 등의 다양한 타이틀을 확보했습니다. 그간 한국의 영화시장에서 한국/미국의 영화가 아닌 제3 국의 영화는 흥행하기가 어려운 레드오션으로 통했습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보여준 성과는 제3 국의 영화도 국내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국내 흥행, 그 원인

 

국내에서 해당영화가 흥행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개봉할 당시,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개봉작이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당시 스크린에 상영 중이던 영화 중 화제작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하나밖에 없었는데, 
두 번째로는 장편 애니메이션으로서 훌륭한 퀄리티와 밝은 분위기로 다양한 관객층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개봉한 '슬램덩크'가 흥행하며 같은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었고, 이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유하고 있었던 스즈메의 문단속 또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습니다. 초반 관람객을 유입한 이후로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을 통해 온, 오프라인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을 안정적으로 유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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