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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드 보이' 리뷰 ]_두 남자의 잔혹한 비밀

by 예로1995 2024.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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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 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중에서도 해외에 널리 알려진 영화 중 하나로,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 충격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30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등 2000년대 개봉영화 중 이례적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20주년 기념 재개봉에서 158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줄거리

주인공 오대수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평범한 20대 후반의 샐러리맨입니다. 늦은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가던 대수는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공중전화로 그의 딸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의 친구 주환이 잠깐 전화를 바꿔 받은 사이, 대수는 보라색 우산을 든 의문의 인물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이후 대수는 낯선 모텔방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방의 구조는 일반 모텔 방과 동일하지만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문이 잠겨있었고, 대수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식사 때에 맞춰서 누군가 개구멍으로 음식을 밀어 넣어주는 감옥에서, 대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감금된 지 1년 차, 대수는 점점 미쳐갑니다. 하루 종일 식사로 들어온 군만두를 먹으며 티비를 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티비를 보던 중, 그의 아내가 피살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고 그 범인으로 본인이 지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대수는 크게 분노합니다. 그리고 본인을 가두고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간수의 실수로 지급받게 된 쇠젓가락으로 벽을 파며 탈출 계획을 세우던 어느 날, 방안에 퍼진 수면 가스를 통해 잠들었다 깨어난 대수는 한 아파트의 옥상에서 눈을 뜹니다. 본인의 계획이 아니었음에도 풀려난 대수는 장장 15년 만에 바깥세상을 접하게 됩니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던 대수는 ‘미도’라는 여성을 만나고, 낯선 이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그가 자신을 가둔 범인이라는 것을 짐작한 대수는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원작과의 차이


올드보이의 원작은 일본의 만화가 츠치야 가론이 그린 동명의 만화입니다. 15년 동안 감금당하며 복수를 계획한다는 큰 틀은 동일하지만, 원작의 만화를 2시간 동안의 영화로 각색하기 위해서 영화의 주요한 부분들이 변경되었습니다. 크게 이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 원작의 미도는 대수의 딸이 아니었다 >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이자 충격 요소인 미도의 존재는 원작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범인인 이우진이 복수를 위해 이용한 인물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원작에서의 미도는 그저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여자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 우진의 누나인 이수아는 원작에 나오지 않는다 >
마찬가지로 영화의 반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우진의 누나, 이수아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오리지널 캐릭터입니다. 이우진의 금기된 사랑과 이로 인해 벌어진 비극을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추가된 인물입니다.


< 원작과 영화에 나온 복수의 이유는 서로 다르다 >
영화에서는 이우진이 누나와의 금지된 사랑이 대수로 인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결국 누나가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면서 대수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이우진의 누나는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린 시절 같은 학교의 동창생이었던 둘 사이에 있었던 문제가 복수의 이유가 됩니다. 그 이유는 ‘대수가 이우진의 고독을 눈치챘다’라는 다소 추상적인 이유로 묘사됩니다.


올드보이의 결말, 과연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이우진의 복수가 끝난 후, 드러난 진실에 피폐해진 대수는 결국 최면술사를 찾아가 기억을 지우게 됩니다. 이후 설원에 누워있는 그를 찾아온 미도는 대수에게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대수의 마지막 표정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마지막의 표정, 웃는듯하면서도 우는 것 같은 표정을 두고 해피 엔딩인지, 새드 엔딩인지에 대한 관객의 해석이 달라집니다.


< 해피 엔딩 – 괴로운 기억을 잊은 대수 >
대수는 최면술사에게 괴로운 기억을 잊게 해달라고 합니다. 그 기억은 자신이 사랑한 여자 미도가 사실은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이었고, 최면술사의 말대로 그가 기억을 잃었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미도와 사랑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미도의 사랑한다는 말에 웃은 것은 연인의 말에 기쁨을 느껴 웃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괴로운 기억을 잊었기에 대수는 행복할 것이라는 결말입니다.

새드 엔딩 – 미도를 기억하는 대수
영화에서는 최면술사의 최면이 성공했는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최면술사가 말한 대로 대수가 기억을 지우고 미도를 잊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도의 사랑한다는 말을 그저 연인의 사랑고백으로 들었다면 대수의 표정이 웃는 것과 동시에 우는 것 같은 미묘함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대수는 미도가 친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고, 최면술사의 최면이 실패했다는 사실에 허탈해하면서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라는 결말입니다. 

 

 

영화 '올드 보이'는 국내외로 가장 잘 알려진 복수 영화이기도 합니다. 잘 짜인 구성의 복수극을 관람하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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