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은 로맨틱 코미디 연출로 유명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제작한 오피스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취업에 있어서 나이 제한 문제, 성차별 문제 등을 담아내면서도 따듯하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의 히트작을 통해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로 자리 잡은 앤 해서웨이와, 수많은 연기 경력으로 다져진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으면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줄거리
주인공 ‘줄스’는 1년 반 만에 큰 규모로 성장한 의류회사의 CEO입니다. 30세라는 젊은 나이에 CEO가 될 만큼 사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줄스는 언제나 회사일로 바쁜 일상을 보냅니다.
줄스의 회사에서는 사회 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를 인턴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는데, 여기에 또 다른 주인공인 ‘벤’이 인턴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이전 직장에서 정년퇴임 후 아내와 사별하고 여생을 살아가던 벤은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좋은 인상을 남긴 벤은 회사의 인턴으로서 출근하게 되지만, 고령자 인턴 제도에 회의감을 느끼던 줄스에게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줄스를 비롯한 기존 근무자들의 근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도 벤은 인턴생활을 무사히 이어나갑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주변인들에게 연륜 있는 조언을 해주고, 사내 직원 복지차 근무 중인 안마사 피오나와 호감을 가진 관계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벤은 음주 운전을 하려던 줄스의 개인 운전기사를 적발하면서 일시적으로 줄스의 운전기사 역할을 맡게 됩니다.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로 그녀의 집과 회사를 오가며 점점 줄스와 심적으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녀의 가정(남편 매트와 딸 페이지)과도 가까워지며 관계를 형성하던 도중, 벤은 줄스의 가정에 직면한 문제를 목격하게 됩니다.
영화 ‘인턴’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담아냈을까?
영화 ‘인턴’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보기 좋은 영화라는 점에서는 대부분의 관객과 평론가들이 동의하지만, 이 영화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순 없이 담아내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워킹맘이 겪는 어려움과 노인 인구가 취업에서 겪는 어려움입니다.
영화를 통틀어 줄스는 바쁜 워킹맘입니다. 바쁘게 일을 하느라 가족과의 유대감을 쌓기 어렵고, 그러느라 남편의 외도까지 모른 체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들의 고뇌를 그려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워킹맘에 대한 편견이 섞여있습니다. 영화의 중반에는 같은 동네의 주부들이 줄스가 워킹맘이라 아이에게 잘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험담이 나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여성에 대한 편견을 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 가지고 있다는 모습으로 비칩니다.
또한 벤은 사회적으로 취업의 벽이 높다고 하기에는 경제적으로도, 능력적으로도 안정적인 사람입니다. 현실에서 노인들이 취업에서 겪는 어려움은 다양합니다. 세대 간의 갈등으로 인한 소통 부재나, 근무 방식의 차이, 현대 기술에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업무적 차질 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의 벤은 그런 갈등을 모두 완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노련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또한 굳이 취업을 해서 돈을 벌지 않아도 노후를 잘 꾸려나갈 만한 여유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벤의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노인들의 취업 문제를 다루기에 지나치게 이상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이 영화는 감독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너무 희망적이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마음이 쉬고 싶을 때 편하게 보기 좋은 영화, ‘인턴’
사회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주연 벤 이 노련하게 문제들을 해결하고, 결국 자신에게 편견을 갖고 있던 줄스와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은 관객들에게 따듯함과 재미를 줍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나도 언젠가 벤 같은 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모진 사회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쉬어가는 마음으로 보면 좋을 영화입니다.